안녕하세요. 경제친구입니다. 올해 하반기 들어 제조업계를 둘러싼 대외 환경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한 각종 관세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우리나라 주력 수출 산업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발표한 제조업 기업경기전망지수를 보면, 이러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그동안 우리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수출 제조업체들의 체감 경기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글로벌 무역 환경의 구조적 변화에 따른 중장기적 도전과제로 받아들여져야 할 상황입니다.

제조업 경기 전망, 17분기 연속 기준선 밑돌아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제조업체 2,275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4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는 74로 집계되었습니다. 이는 지난 3분기보다 7포인트, 작년 동기보다는 11포인트나 하락한 수치입니다. 특히 올해 2분기까지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회복 기대감을 높였던 상황에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대목입니다.
BSI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긍정적 전망, 낮으면 부정적 전망을 의미합니다. 현재 74라는 수치는 상당히 비관적인 전망을 나타내는 것으로, 2021년 4분기부터 무려 17분기 연속으로 기준치를 밑돌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는 제조업계가 그만큼 오랜 기간 어려운 상황을 지속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수출기업과 내수기업 간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수출기업의 전망치는 전 분기 대비 13포인트나 하락한 반면, 내수기업은 5포인트 하락에 그쳤습니다. 이는 관세 정책이 수출 중심의 제조업체들에게 더욱 직접적이고 강력한 타격을 주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자동차·철강·제약, 관세 직격탄에 신음
업종별로 살펴보면 관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산업들의 타격이 특히 심각합니다. 자동차 업계의 경우 9월부터 일본, EU보다 높은 관세율이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전망치가 전 분기 대비 16포인트나 급락한 60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상당한 경쟁 열세에 놓일 수 있음을 의미하는 수치입니다.
철강 업계의 상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미국의 50% 관세 부과와 함께 전방 산업인 건설경기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철강 업계의 BSI는 63으로, 70선마저 밑돌았습니다. 석유화학 업계도 마찬가지로 중국과 중동발 공급과잉 문제에 관세 부담까지 더해져 63이라는 저조한 전망치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변화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보여왔던 화장품과 제약·바이오 업계마저 부정적 전망으로 돌아섰다는 점입니다. 화장품 업계는 미국의 소액 소포 면세 혜택 폐지 영향으로 전망치가 44포인트나 급락한 69를 기록했으며, 제약·바이오 업계도 미국의 의약품 고율 관세 부과 예고로 87까지 하락했습니다.
반도체·식품만 선방, AI 수요와 K-푸드가 방어막 역할
이처럼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몇 개 업종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반도체 업계의 BSI는 98로 기준치에 근접했는데, 이는 관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 관련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글로벌 AI 시장의 폭발적 성장이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는 셈입니다.
식품 업계도 98이라는 상대적으로 높은 전망치를 기록했습니다. 명절 특수 효과와 함께 K-푸드의 해외 수출 호조세가 지속되면서 다른 업종들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 음식에 대한 글로벌 관심 증가와 한류 문화의 확산이 식품 업계에게는 든든한 성장 동력이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역별로 보면 전국 모든 광역시·도의 BSI가 기준치를 밑돌았지만, 그중에서도 주력 산업의 특성에 따라 차이를 보였습니다. 자동차 부품과 섬유 산업이 집중된 대구(60), 철강과 전자 업종 비중이 높은 경북(68), 금속과 기계 업종이 많은 부산(66) 등이 특히 어려운 상황을 보였습니다.
마무리하며
이번 조사 결과는 우리나라 제조업이 글로벌 무역 환경 변화에 매우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특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주력 산업들이 관세 정책 변화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어, 이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대응 전략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다행히 반도체와 식품 업계처럼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가는 분야들도 있어 희망적인 측면이 없지는 않습니다. AI 기술 발전과 한류 문화 확산 등 우리가 가진 강점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와 기업, 그리고 관련 기관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실효성 있는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긴급 유동성 공급, 규제 완화, 투자 인센티브 강화 등 다각도의 지원책을 통해 제조업계가 이번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입니다. 결국 위기는 새로운 기회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