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경제친구입니다. 글로벌 무역 환경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재집권 이후 미국발 통상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우리나라도 기존의 무역 전략을 재검토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이재명 정부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검토를 공식화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한 판단으로 보입니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양대 시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우리 경제가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할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입니다.

트럼프 행정부 재집권과 변화하는 무역 환경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미국의 통상 정책은 다시 한번 예측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첫 번째 임기 때와 마찬가지로 자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며 관세 정책을 무기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새로운 무역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이는 단순히 미국과의 관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변화입니다.
더욱이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서 우리나라와 같이 양국 모두와 긴밀한 경제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들은 더욱 어려운 선택을 강요받고 있습니다. 과거와 같이 미국과 중국 시장에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한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CPTPP와 같은 메가 자유무역협정은 우리 경제의 새로운 돌파구 역할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가 주재한 경제장관회의에서 발표된 미국 관세 협상 후속 지원 대책은 이러한 변화하는 무역 환경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대응 의지를 보여줍니다. 유사 입장국 간 경제동맹 네트워크 확보를 위한 CPTPP 가입 검토 방침은 단순한 선택지가 아닌 필수적인 전략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CPTPP의 가치와 한국 가입의 의미
CPTPP는 2018년 출범 이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핵심적인 자유무역 블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현재 일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멕시코, 칠레,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등 12개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작년 12월에는 영국까지 새롭게 가입했습니다. 원래는 미국도 포함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었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탈퇴 결정 이후 일본 등의 주도로 새롭게 출범하게 되었습니다.
세계무역기구(WTO)로 상징되는 다자간 자유무역 체제가 약화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CPTPP는 자유무역의 가치를 지키려는 국가들에게 중요한 대안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유럽연합(EU)도 가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 만약 EU가 합류하게 된다면 CPTPP는 세계 GDP의 약 30%를 포괄하는 거대한 무역 블록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우리나라에게도 새로운 기회의 창을 열어줄 수 있는 중요한 변화입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7월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CPTPP의 전략적 가치를 높이 평가했습니다.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12개 회원국 간의 높은 수준의 개방을 통해 우리나라의 미중 무역 의존도를 완화하고 공급망을 안정화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는 분석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현재 우리가 직면한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을 해결하는 데 CPTPP가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가입 과정의 과제와 해결 방안
우리나라의 CPTPP 가입 추진 역사를 살펴보면 2021년 문재인 정부 시절 처음 공식화되었지만, 이후 실질적인 진전을 보지 못했습니다. 가장 큰 걸림돌은 농민들의 강력한 반발이었습니다. 농식품 시장 개방에 따른 피해를 우려한 농업계의 반대로 국회 보고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관련 논의가 사실상 동력을 잃은 상태가 지속되었습니다.
또 다른 중요한 과제는 일본과의 관계 개선입니다. CPTPP의 새로운 회원국 가입은 기존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결정되는데, 사실상 대주주 격인 일본의 동의가 필수적입니다. 과거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던 시기에는 일본의 반대로 한국의 가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습니다. 특히 일본이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 해제 문제는 여전히 가장 큰 쟁점으로 남아있습니다.
다행히 이재명 대통령의 셔틀 외교 재개 등으로 한일 관계가 상당히 개선된 상황입니다. 과거사 문제와 수출 규제 등으로 얽혀있던 양국 관계가 안정화 궤도에 접어들면서, 한국의 CPTPP 가입 여건도 과거보다 훨씬 나아진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농수산업계의 우려를 해결하고 국내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마무리하며
정부가 이번에 CPTPP 가입 검토를 다시 공식화한 것은 변화하는 국제 무역 환경에 대한 현실적인 대응이라고 생각됩니다. 미국의 일방적인 관세 정책과 미중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무역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할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기 때문입니다. CPTPP 가입을 통해 새로운 시장 접근 기회를 확보하는 동시에 공급망 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높습니다.
물론 가입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만만치 않습니다. 농식품, 디지털, 서비스 등 민감한 분야의 무역 장벽을 낮춰야 하는 부담이 있고, 특히 농업계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충분한 대화와 보상 방안 마련이 필요할 것입니다. 또한 일본과의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 해제 문제도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사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CPTPP 가입은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중요한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정부가 밝힌 바와 같이 단계적인 국민 의견 수렴과 관계부처 간 협의를 통해 전체적인 국익을 고려한 신중한 결정을 내리길 기대합니다. 급변하는 글로벌 무역 환경 속에서 우리나라가 새로운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