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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틀어막았는데 집값은 왜 오를까? 현금 거래의 역설

by 경제친구79 2025.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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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경제친구입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현상을 보면 경제학 교과서와는 다른 흥미로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6월 27일과 9월 7일 두 차례에 걸쳐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을 내놓으면서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위축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해 보면 대출이 줄어들면 집값도 함께 하락해야 마땅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서울 집값은 오히려 3개월 연속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현상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품고 있습니다. 대출 규제가 이렇게 강해졌는데 왜 집값은 여전히 오르고 있는 걸까요? 이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금융권과 부동산 시장의 데이터를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주담대 틀어막았는데 집값은 왜 오를까? 현금 거래의 역설


주택담보대출 급감, 1년 6개월 만에 최소 증가폭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현황을 살펴보면 정부 규제의 효과가 확실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9월 25일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63조 2,715억 원으로, 8월 말 대비 단 3,730억 원만 늘었습니다. 이는 전월 증가액인 3조 9,251억 원보다 무려 3조 5,521억 원이나 적은 수치입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해 1월 이후 8개월 만에 월간 최소 증가폭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택담보대출의 상황은 더욱 극적입니다.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608조 1,913억 원으로, 8월 말보다 고작 5,199억 원만 증가했습니다. 이는 전월 증가액 3조 7,012억 원보다 3조 1,813억 원이나 줄어든 것으로, 작년 3월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작은 증가폭을 보이고 있습니다.


신규 주택담보대출 취급 현황도 규제 효과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5대 은행에서 9월 들어 25일까지 새로 취급된 주택구입 목적 개별 주택담보대출 총액은 5조 5,008억 원으로, 8월의 8조 2,586억 원보다 33%나 감소했습니다. 하루 평균 취급액도 2,664억 원에서 2,200억 원으로 약 17% 축소되었습니다.


서울 집값은 3개월 연속 상승세, 그 이유는?

그런데 이상한 점은 대출이 이렇게 크게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 집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9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0.19%로 전주 0.12%보다 0.07% 포인트 올랐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9월 들어 서울 아파트값 상승 폭이 3주째 계속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현상의 배경에는 현금 거래의 영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대출 규제로 인해 전체적인 거래량은 줄었지만, 현금을 보유한 일부 매수자들이 대출 없이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를 매입하고 있습니다. 비록 소수의 계약이지만 이들 중 일부가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전체적인 집값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상황은 아직 집을 사지 못한 사람들에게 FOMO, 즉 소외 공포 심리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집값이 계속 오른다는 소식과 함께 추가 규제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은행에 대출 상담을 받으러 오는 고객들이 늘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출 한도는 줄어들었지만 집을 사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오히려 더 간절해진 셈입니다.


현금 부자들이 만든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

현재 부동산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은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패턴을 보여줍니다. 과거에는 대출이 집값 상승의 주된 동력이었다면, 지금은 현금을 보유한 소수의 매수자들이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이들은 대출 규제와 상관없이 원하는 물건을 현금으로 구매할 수 있어, 전체적인 거래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 주요 지역의 고가 아파트 시장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6월 27일 규제 이후 건당 평균 대출 승인 금액이 3억 3,000만 원에서 2억 3,000만 원으로 1억 원 가까이 줄었지만, 현금 거래는 이런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국 대출 규제는 중산층의 내 집마련 기회를 제한하는 대신, 자금 여력이 충분한 계층에게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 측면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금융 안정상황 보고서를 통해 가계부채 증가세는 약해졌지만 서울 등 수도권의 주택가격 상승세 둔화가 여전히 제한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 기조를 유지하면서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동향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마무리하며

현재의 부동산 시장 상황은 정책 당국에게도 큰 고민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강력한 대출 규제를 통해 가계부채 증가세는 억제했지만, 정작 집값 안정화라는 목표는 달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현금 거래 중심의 시장 구조로 변화하면서 정책의 효과가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은 다음 달 23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0.25% 포인트 인하를 예상하고 있지만, 서울 집값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금리 인하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금리를 낮추면 부동산 시장에 추가적인 유동성이 공급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현재의 부동산 시장은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환경에 놓여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대출 규제만으로는 집값을 안정화시키기 어렵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입증되고 있으며, 현금 거래가 중심이 된 시장 구조에 맞는 새로운 정책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앞으로 정부가 어떤 추가 대책을 내놓을지, 그리고 이것이 실제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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