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경제친구입니다. 최근 몇 년간 로봇청소기는 단순한 편의 가전을 넘어 스마트홈의 핵심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집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청소에 대한 관심과 함께 로봇청소기 시장도 급격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IT 전시회 IFA 2025가 글로벌 로봇청소기 시장의 판도를 가를 중요한 무대로 떠올랐습니다. 삼성전자, LG전자와 같은 한국 기업과 로보락, 에코백스 등 중국 기업들이 각각의 강점을 앞세워 치열한 기술 경쟁을 펼치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됩니다.
중국 브랜드의 혁신적 기술력 과시
이번 IFA 2025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중국 로봇청소기 브랜드들의 기술 혁신입니다. 시장 점유율 1위로 꼽히는 로보락은 세탁건조기 하단에 로봇청소기를 숨기는 빌트인 모델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습니다. 세탁기, 건조기, 로봇청소기를 하나로 통합한 이 제품은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했다는 점에서 실용성이 뛰어납니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세탁이 진행되는 중에도 로봇청소기가 세탁기 밑에서 나와 청소를 시작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는 발상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로보락은 마당 문화가 발달한 유럽 시장을 겨냥해 프리미엄 로봇 잔디깎이 3종도 함께 공개하여 제품 라인업을 다각화했습니다.
드리미의 경우 더욱 놀라운 기술력을 선보였습니다. 작년에 5cm 문턱을 넘는 로봇청소기로 화제를 모았던 드리미는 올해 아예 계단을 오르내리는 차세대 로봇청소기 '사이버 X'를 공개했습니다. 4개의 타원형 바퀴를 장착해 마치 장갑차처럼 이동하다가 계단을 인식하면 타원형 다리를 올려 계단을 오르는 모습은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습니다.
한국 기업의 프리미엄 전략과 AI 기술
한국 기업들은 중국 브랜드의 혁신에 맞서 AI 기술과 프리미엄 성능을 앞세운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하반기 출시 예정인 '비스포크 AI 스팀'은 섭씨 100도의 뜨거운 스팀과 100W의 강력한 흡입력을 결합했습니다. 더욱 주목할 점은 '팝 아웃 콤보' 기능으로, 구석이나 벽면을 감지하면 브러시와 물걸레를 자동으로 뻗어 닦아내어 사각지대 없이 청소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LG전자 역시 차별화된 접근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빌트인형 '히든 스테이션'과 프리스탠딩형 '오브제 스테이션' 2종을 선보이며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선택권을 제공했습니다. 특히 세계 최초로 로봇청소기 본체와 스테이션 모두에 스팀 기능을 적용한 것은 위생 관리 측면에서 큰 장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기업들의 전략은 단순히 청소 성능만이 아닌 전체적인 사용자 경험과 스마트홈 생태계와의 연동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는 중국 브랜드들이 주로 하드웨어 혁신에 집중하는 것과는 다른 접근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AI 기반의 학습 능력과 다른 가전제품과의 연계성을 강화함으로써 장기적인 고객 만족도를 높이려는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유럽 시장의 특성과 경쟁 전망
유럽은 전 세계 로봇청소기 판매량의 38%를 차지하는 최대 단일 시장으로, 이번 경쟁의 결과가 글로벌 시장 전체에 미칠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흥미로운 점은 유럽 내에서도 지역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는 것입니다.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서유럽 국가에서는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은 반면, 동유럽 국가들은 가격 민감도가 높아 시장이 양극화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시장 특성은 한국과 중국 기업들의 전략적 포지셔닝과 정확히 부합합니다. 삼성과 LG는 기술 혁신을 통한 프리미엄 전략으로 서유럽의 고소득층을 겨냥하고 있으며, 중국 기업들은 공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동유럽과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층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에코백스의 '디봇 X5'는 삼성·LG 제품과 유사한 스펙을 갖추고도 가격은 절반 수준으로 책정하여 강력한 가성비를 어필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소비 둔화 상황에서 중저가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중국 기업들의 성장세는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단순한 가격 경쟁을 넘어 기술력과 브랜드 가치를 바탕으로 한 차별화가 승부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마무리하며
IFA 2025에서 펼쳐진 로봇청소기 경쟁은 단순히 청소 성능을 놓고 벌이는 기술 경쟁을 넘어 미래 스마트홈 시장의 주도권을 두고 벌이는 패권 경쟁의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중국 기업들의 파격적인 혁신과 공격적인 가격 전략, 그리고 한국 기업들의 프리미엄 기술력과 생태계 연동 전략이 정면으로 부딪히고 있는 상황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런 치열한 경쟁이 더 나은 제품과 합리적인 가격을 제공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계단을 오르내리는 로봇청소기부터 세탁기와 일체형으로 제작된 제품까지, 상상력의 한계를 뛰어넘는 혁신적인 기술들이 실제 제품으로 구현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 경쟁에서 승리하는 기업은 단순히 뛰어난 기술력만이 아닌, 소비자의 실제 생활 패턴과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제품에 반영하는 능력을 갖춘 기업이 될 것입니다. 로봇청소기 시장의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지, 그리고 우리의 일상생활이 어떻게 더욱 편리해질지 기대가 됩니다.